공감

집들이 하면서, 또 기획서 정리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는데, 아직도 기획에 거품이 덜 빠진 것 같아. 아직도 뭔가 해보려는 비장함이 남아있고, 우리의 이야기를 한다기보다는 우리들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우리가 하고 싶은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붕대클럽>을 읽다가 생각났다. 우리 모두 취업과 안정과 사회에 대한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상처를 치료하고 상처가 나지 않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상처라고 인정해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 다큐멘터리로 우리도 그렇다고, 우리 모두 그렇다고 서로 위로해주는 것. 붕대클럽의 소녀들이 아픔이 있는 장소를 붕대로 감싸서 상처라고 인정해주는 것처럼, 우리는 영상으로 표시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인류의 모든 청춘들이 동일하게 겪는 일일지라도, 혹은 지금 시대의 모든 이들이 겪는 일이라도, 한국의 2008년 젊은 사람들만, 우리만 겪는 일은 아니라해도, 뭐 어때? 그래도 아픈건 사실이니까. 같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우리들끼리 위로해주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좀 전에 kbs에서 청소년 특집 드라마 <정글피쉬>라는 걸 봤는데, 정글같은 고등학교 속에 살아가는 고딩들의 이야기였어. 마지막엔 실제 고등학생들의 인터뷰가 올라가던데, 참 부럽더라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어떤 드라마가 있다는 게. 그리고 보면서 우리 영화도 그렇게 되면 좋지 않을까 싶더라.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일상과 고민들을 외면할지라도 우리는 외면하지 말자는 생각?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지켜나가고 인정해주자는 생각?

회의 때마다 반복되게 했던 이야기이고 생각들이지만, 또 다시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아까 회의하면서 지민이가 생활비 걱정할 때, 나도 생활비가 걱정되더라고. 요즘 좀 헤프게 썼더니 금세 돈이 떨어져간다. 그런 불안들도 잘 기록하면 좋을 것 같아. 우리 이야기.

오랜만에 본 모리가 너무 반가웠는데, 티를 잘 못냈다. ㅎ. 수줍 깅. 반가와 모리. 그리웠삼. 우리 나뷔님도 반가웠삼. 우리 기록들 공개해도 괜찮은 것은 공개할까? 민희도 인식씨도 보면서 같이 이야기하면 좋을 듯. 또 다른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줄 수도 있으니. 그럼 이것부터 공개? 이전 것도 공개할만한 것은 공개해보자. 반대면 댓글 달아주삼.


Posted by co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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